왈츠에 더해진 작곡가의 독특한 감성 한 스푼 : 니와모리 피아노의 ‘프릴 왈츠’
- Yeoul Choi
- 7일 전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6일 전

한국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니와모리 피아노는 유튜브 채널 ‘니와모리 피아노’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로 자작곡을 중심으로 한 피아노 연주 콘텐츠를 선보입니다. 자작곡들은 대부분 미니멀한 스타일을 추구하지만 감성적이고 몽환적인 멜로디가 특징이며 약 68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니와모리 피아노는 AI 작곡 프로그램은 사용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사용할 계획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이고 순수한 음악스타일을 구독자들에게 선보이는 것을 추구합니다.
이 중 왈츠 자작곡을 모아서 편집해놓은 ‘들어본 적 없는 왈츠 모음집’은 조회수 139만 회를 돌파하며, 이로 인해 작곡가 ‘니와모리 피아노’가 한국인 청자들 뿐만아니라 세계 각국의 구독자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받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의 왈츠들은 모두 하나같이 창의적인 스타일의 다양한 색감을 자랑하지만, 그 중 ‘ 프릴왈 츠’ 는 미니멀한 느낌이지만 몽환적인 선율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그의 피아노 악보 중에서도 3페이지의 비교적 도전하기 쉬운 길이와 난이도로, 다운로드 횟수가 가장 많은 곡들 중 하나입니다.
처음 네 마디의 코드에 은은한 색감을 배경처럼 깔고, 그 위에 예상을 비껴가는 선율을 얹어야 한다는 고민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던 중, 햇살에 반투명하게 비치며 바람에 흩날리는 프릴 커튼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 순간의 이미지를 손끝에 맡겨 즉흥적으로 연주해 본 것이 멜로디의 발단이 되었습니다. 왼손은 잔잔한 오후 햇살처럼 은은히 바탕을 이루고, 오른손은 프릴 커튼의 천처럼 불규칙하게 흩날리지만, 두 흐름이 서로 어우러지며 하나의 호흡을 이루는 느낌을 중시했습니다.
-니와모리 피아노
위는 작곡가 본인의 인터뷰 발췌 내용입니다. 흩날리는 프릴 커튼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한 곡인 ‘프릴왈츠’의 작곡 의도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 프릴왈츠를 좀더 주의깊게 들어보고 자세히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왈츠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도입부
첫 8마디는 도입부에 해당하는데요. 먼저 3박자의 왈츠 리듬 반주와 함께 반복되는 화성 진행 (GbM7-AbM7- EbM7- EbM7)을 제시해주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특이한 점은 보통의 왈츠 처럼 반주 자체에 강-약-약 셈여림이 들어가있는 전형적인 경쾌한 느낌의 왈츠라기 보다는 여린 셈여림인 피아니시모 (pp)로 시작하여 이를 끝까지 쭉 끌고 간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런 다이나믹 덕분에 좀더 다이나믹의 여백이 있는 미니멀한 분위기가 생성됩니다.
8마디의 도입부 이후 비로소 첫 선율이 시작되는데요. 프릴 커튼이 바람에 잔잔하게 흩날리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도약 가득한 선율이 인상적입니다. 작성자가 듣기에는, 마치 잔잔한 바람에 흔들려 울리면서 발생되는 ‘윈드 차임’의 선율을 묘사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몽환적이며 정적인 왈츠의 분위기가 한껏 살아나는 첫 선율의 시작입니다.
무엇이 프릴 왈츠를 더욱 특별하게 들리게끔 할까?
그러나, 선율과 반주의 셈여림 말고도, 이 프릴 왈츠를 다른 곡보다 더 특별하게 들리게 하는 장치가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화성’인데요. 곡에 쓰인 코드를 다시한번 살펴볼까요? 이 곡은 Eb 장조로 쓰여졌는데요.

첫 부분부터 24마디까지 G♭M7-A♭M7- E♭M7- E♭M7 가 주된 코드 아이디어로 계속 반복되는 형태를 가집니다. 사실 G♭은 이 곡에서 모달 믹스처(modal mixture)라는 작곡 기법으로 쓰인 음입니다. 이는 병행 단조(E♭ 단조)에서 빌려온 음인데요. 쉽게 말해, 장조 곡에서 잠시 단조의 화성을 빌려와 쓰는 개념입니다. 이렇게 하면 잠시 어두운 분위기로 곡이 전환되었다가 다시 장조의 화음으로 돌아오는 효과를 지닙니다. 그 결과, 어두움- 밝음의 분위기가 매우 빠르게 전환이 되며 몽환적인 곡의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화음을 잠시 어두운 색깔로 물들였다가 다시 밝게 물들일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지 않나요? 니와모리 피아노는 이러한 화성의 성질을 반복기법을 통해 매우 미니멀한 방식으로 풀어냅니다.
다이나믹의 변화
줄곧 여린 셈여림이었던 다이나믹은 25마디에 들어서면서 메조피아노 (mp)로 바뀝니다. 이렇게 조금 더 큰 음량으로 두번째 부분이 시작되고, 반복되던 화성에도 약간의 변화가 생깁니다. G♭은 사라지고 장조안에 있는 화음들로만 구성이 되는데요, 음량도 커지고 화성도 바뀔 뿐만 아니라, 선율의 도약도 점점 과감해집니다. 포르테(f)의 음량까지 도달하는 순간에는 이 곡의 최고음역대가 등장합니다. 더욱 세게 흩날리는 프릴 커튼이 연상되는데요, 이렇게 물결치던 프릴커튼은 서서히 다시 잔잔하게 잦아들게 되고, 다시 처음 화성과 다이나믹으로 돌아오며 곡은 끝이 납니다.
연주 포인트와 실전 연습 팁
G♭의 강조
이 곡에서 갑자기 등장하는 G♭ 음은 단순히 낯선 음이 아니라, 음악의 색깔이 정해지는 순간입니다. 이 음이 나오면 곡의 분위기가 밝음에서 살짝 어두움으로 바뀌고, 마치 공간이 다른 빛깔로 물드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그래서 연주할 때는 G♭를 그냥 지나치지 말고, “여기서 색깔이 달라진다” 하고 의식하면서 표현하는 게 좋아요. 처음 나올 때는 소리를 살짝 부드럽게 만들어 주면,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느낌이 잘 살아납니다.
페달링
화음이 반복된다고 해서, 페달을 길게 한 호흡으로 밟으면 음들이 뭉쳐서 색깔이 탁해질 수 있습니다. 때는 짧게 밟거나 화성이 변화될 때마다 부분적으로 떼는 방식을 쓰면, 좀더 깔끔하면서 또렷한 화음의 변화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멜로디의 시작과 다이나믹의 대비
곡의 흐름을 보면, 처음에는 같은 패턴이 반복되다가 9마디 이후에 멜로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이런 구조 속에서 선율의 등장은 ‘프릴 커튼’이 흩날리기 시작하는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연주할 때 이 부분을 잘 살려주면, 곡 전체가 훨씬 더 입체적이고 드라마틱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앞서 언급했던 다이나믹의 변화 또한 잘 살려준다면 훌륭한 프릴왈츠가 완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
"프릴 왈츠"는 비록 형식적으로는 미니멀하지만, 그 안의 감정적 깊이는 작은 디테일 속에 숨어 있습니다. 섬세한 화성의 변화, 미묘한 다이내믹의 움직임, 그리고 바람에 흩날리는 커튼의 이미지가 그 예지요. 이 곡은 우리에게 잠시 속도를 늦추고, 음악과 함께 호흡하며, 단순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도록 초대합니다.
연주 경력이 많은 음악가든, 취미로 피아노를 즐기는 아마추어든 상관없이, 이 왈츠는 가장 순수하고 친밀한 형태로 소리와 연결되는 경험을 선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 그럼 ‘프릴왈츠’를 직접 연주해볼 준비가 되셨나요? 이 링크를 클릭하여 악보를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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